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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개소리에 대하여』 "정치인들은 왜 개소리를 할까?"
    독서 아카이브 2024. 5. 30. 00:03

    🔎 오늘의 책 소개

    개소리에 대하여 / 해리 G. 프랭크퍼트

     

    개소리에 대하여 | 해리 G. 프랭크퍼트 - 교보문고

    개소리에 대하여 | 우리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소리가 너무도 만연하다는 사실이다. - 해리 G. 프랭크퍼트왜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위험한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product.kyobobook.co.kr

     
     '도대체 개소리에 대해 뭘 말하려는 걸까?'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이었다. 굉장히 작고 얇은 책이지만 다루고 있는 내용은 아주 심오하다. 언어의 사용과 관련된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분량이 적음에도 여러 번 멈춰가며 머릿속을 정리한 후에 페이지를 넘겼다.

    Fun하고 Cool하고 Sexy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장관

     
     SNS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어떠한 주제에 관해서든 자신의 의견을 올릴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손쉽게 올릴 수 있는 만큼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말과 정보 또한 넘쳐난다.

     이 책을 통해 뜻밖에 특정 정치인(공인)들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개소리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일명 개소리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개소리를 어떻게 정의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다룬 책이다.  
     

    📌 이 책의 핵심

     해당 책을 번역한 옮긴이의 말을 인용한다.
     
     "개소리와 거짓말을 개념적으로 구분하고 있는 프랭크퍼트 교수의 이 책은 이런 언어 타락 시대의 혼탁한 현실을 꿰뚫어볼 수 있는 날카롭고 강력한 개념적 틀을 제공한다. 이 책이 개소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한 개소리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하이라이트 리뷰

    1. 비슷한 두 단어, 협잡과 개소리
     
     먼저 의미상으로 가깝지만 서로 다른 개념인 협잡과 개소리에 대한 정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협잡:
    -자신의 생각, 느낌 또는 태도에 대해 허세를 부리는 말 또는 기만적으로 부정확하게 진술하는 것 (거짓말은 아님)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관심이 있으며 원하는 인상을 심는 것이 목적
     
     예를 들면 누군가 연설에서 '건국의 아버지들이 신의 가호 아래 인류를 위해 새로운 기원을 창조했던 우리의 위대하고 축복받은 조국'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이는 내용을 과장하는 것이므로 협잡에 해당한다.
     
    개소리:
    -진상이 실제로 어떠한지에 무관심하고 진리와 무관함
    -내용은 '거짓'이 아니라 '가짜'
     
     예를 들면 "마치 차에 치인 개가 된 느낌이에요"라는 말은 화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의미는 담겨 있지만 이는 실제로 사태가 어떠한지 고려되지 않은 꾸며낸 것에 불과하다. 자신의 말이 참인지 거짓인지 무관심한 것이며 정확성 또한 결여되어 있다.
     
     협잡과 개소리는 거짓말은 아닌 부정확한 진술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개소리는 자신의 어떠한 믿음(생각)이 빠져 있다.


    2. 거짓말쟁이와 개소리쟁이
     
     그렇다면 거짓말과 개소리는 어떻게 다를까?
     
    거짓말쟁이:
    거짓말은 허위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거짓말쟁이는 불가피하게 진릿값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지어내기 위해서 자신이 진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개소리쟁이:
    개소리는 속임수에 해당하며 내용이 꼭 거짓이 아니어도 성립한다. 따라서 개소리쟁이는 거짓말쟁이보다 덜 분석적이고 덜 정교하다. 임기응변과 창의성 등이 중요하다.
     
     거짓말쟁이와 개소리쟁이 모두 진리를 전달하려는 것처럼 꾸민다. 하지만 개소리는 꼭 허위일 필요가 없고 개소리쟁이는 특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속셈을 부정확하게 진술한다. 진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개소리는 그러한 사실 여부와는 전혀 무관하다.
     

    3. 사람들은 왜 개소리를 할까?
     
    "광고와 홍보의 영역 및 오늘날 이와 밀접히 연관된 정치 분야는 개소리의 사례들로 온통 가득 차 있다. (생략) 그리고 이들 분야에는 절묘하게 세련된 장인들이 있다. 이들은 난이도 높은 선진 기법의 시장조사, 여론조사 및 심리테스트 기술 등의 도움으로, 자기들이 생산한 말과 이미지가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지칠 줄 모르고 몰두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개소리에 보다 관용적이고 진리의 권위에 무관심하다는 점에서 거짓말보다 훨씬 더 큰 진리의 적이라고 말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무지한 사안에 대해서도 대답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정치인들이 (거의 모든) 여러 사안에 대해 당연히 어떠한 의견을 가지고 있을 책임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무지한 것에 무지하다고 말하지 못하고 개소리를 해서 상황을 무마하려 한다.

     점점 정확성이 결여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대체제로서 개개인의 진정성을 추구하지만 우리 모두는 본래 불안정한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진정성이라는 말 자체가 개소리라고 말하며 문장을 맺는다.
     

    🏆 평점과 감상


    ★★★★☆ (4.5/5.0)
     
     저자는 본문에서 '개소리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왜 거짓말에 대해서보다 관대할까?'라는 연습문제 하나를 남긴다.

     흑백 영역인 거짓말은 사람들이 한눈에 알아보고 판단할 수 있다. 반면 개소리는 명확한 경계선이 없는 회색 지대에 존재한다. 참과 거짓에 대한 판가름이 모호해지며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무언가 딱 집어내기가 애매해서 반응이 즉각적이지 못하고 그래서 관대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진리를 희석하고 변질시키는 것은 이처럼 아주 혼란스럽고 교묘하게 구분을 흐리게 만드는 개소리와 같은 요소의 존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거짓말보다 개소리가 위험하다는 저자의 주장과 일치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거짓을 말하는 사람도 어찌 됐든 진리에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소리를 하는 것보다 낫다는 저자의 의견에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결괏값으로 거짓을 말한다는 건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가 실려 있기 때문에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절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더 큰 책망을 받아 마땅하다. 

     워낙 분량이 적은 책이긴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가 몇 가지 더 뒷받침되었다면 5점 만점을 줬을 정도로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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