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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 『아몬드』 "사랑의 힘은 어디까지일까?"
    독서 아카이브 2024. 5. 3. 21:14

    🔎 오늘의 책 소개

    아몬드 / 손원평

    아몬드 | 손원평 - 교보문고

    아몬드 |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났다!영화와도 같은 강렬한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시선을 사로잡는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 『아몬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

    product.kyobobook.co.kr

     
     이미 몇 년 전에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오른 소설 『아몬드』를 이제서야 읽었다. 어느새부턴가 책의 내용보다도 자극적인 제목, 보기 좋은 디자인에만 신경 쓴 마케팅이 서점가에서 주를 이루었고 이 책도 단순히 표지만 보고 그런 종류의 책이라고 오해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왜 베스트셀러인지 이해가 된다. 삶, 관계, 사람, 평범함,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소설이다.
     

    📌 이 책의 핵심

     작가는 사랑이 사람을 만든다고 말한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좀 식상한 결론일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 하이라이트 리뷰 (스포 0)

    1. 고장난 아몬드를 가진 예쁜 괴물
     
     윤재는 선천적으로 감정표현불능증(일렉시티미아)을 앓고 있다.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가 고장 났기 때문에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니 표현할 수도 없다. 평범하지 않은 윤재가 조금이라도 평범함을 알 수 있도록 엄마와 할머니는 정성껏 교육하고 보살핀다. 하지만 윤재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에 묻지 마 살인 사건으로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어 윤재는 혼자 지내게 된다.
     
     윤재는 불행 속에 있지만 불행조차 느낄 수가 없다. 그런데 친구 곤이와 동급생 여자아이 도라를 만나면서 여태껏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감정이라는 것을 처음 경험한다. 고장난 아몬드에 변화가 생긴다. 깨어난 엄마를 마주했을 때 윤재는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안는다.
     
     
    2. 사실 우리는 모두 예쁜 괴물이 아닐까?
     
     할머니가 왜 자기를 예쁜 괴물이라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 했던 윤재가 소설의 후반부에서 친구 곤이를 '모두가 괴물이라 말하던 내 착한 친구'라고 표현한다.

    윤재는 엄마의 '사랑'을 엄마 본인의 마음이 아프지 않도록 하려는 몸부림이고 잔소리라 생각했었다. 시간이 흘러 휠체어에 앉은 엄마를 만났을 때 윤재는 분명 그 '사랑'이 사실은 엄마가 아니라 윤재의 마음이 아프지 않길 바라는 엄마의 헌신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곤이와 도라를 통해서 이미 엄마의 사랑을 다시 곱씹고 정의 내렸었을지도 모른다.
     
     '예쁜 괴물'은 모순적인 말이다. 괴물의 사전적 의미는 '괴상하게 생긴 물체'이다. 괴상하게 생겼는데 어떻게 예쁠 수가 있을까? 

     윤재는 흔히 말하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엔 감정이 결여된 무색무취의 존재다. 그런데 엄마와 할머니는 윤재를 사랑했다. 할머니는 윤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다. 곤이도 도라도 윤재를 사랑했다.
    윤재는 괴물이지만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윤재의 아몬드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간은 모두 연약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허물조차도 품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고통이 따르지만 그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커다란 힘이 있다. 
     

    🏆 평점과 감상


    ⭐⭐⭐⭐⭐ (5.0/5.0)

     아몬드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의 소설이다. 가족의 크리스마스이브 나들이는 잠깐 나오는 아주 행복한 찰나이며 이 소설의 가장 어두운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메시지는 더욱 극대화된다.

     요즘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가 넘쳐난다. 나는 타인을 염두에 두지 않은 자기 사랑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자기 자신도 사랑할 줄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베푼 사랑이 결국 나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사랑은 선순환한다.

     예쁜 것을 사랑하기는 쉽지만 괴물을 예쁜 괴물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사랑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으면 사랑을 줄 줄 모르고, 사랑을 나누어준 경험이 없으면 사랑을 받을 줄도 모른다.

     작가는 독자들에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랑의 위대한 힘과 필요성에 대해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점점 희미해져만 가는 사랑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교훈을 주는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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