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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쌀 재난 국가』 "한국인은 왜 이렇게 비교하는 걸까?"독서 아카이브 2024. 4. 27. 22:41
🔎 오늘의 책 소개
쌀 재난 국가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 / 이철승
쌀, 재난, 국가 | 이철승 - 교보문고
쌀, 재난, 국가 |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차별, 학벌주의, 연공서열과 여성 배제의 구조, 부동산 문제까지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쌀 / 재난 / 국가2019년 한국 사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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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비교 문화는 갈수록 극으로 치닫고 있고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극심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미 오랜 시간을 거쳐 곪을대로 곪아버린 비교와 경쟁만이 가득한 사회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청년 세대이다.
다양한 채널에서 사람들은 한국식 비교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견을 나누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항상 궁금했다. 이 책은 벼농사라는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통해서 한국인의 정체성과 사회 구조의 연관성을 설명하며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준다.
📌 이 책의 핵심
지형, 기후, 지정학, 주 식량은 환경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며 바꿀 수 없는 요소이다. 저자는 한국인의 정체성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쌀밥을 먹는 버릇에 있으며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식문화를 들여다 봐야 한다고 말한다. 벼농사라는 관점을 통해 우리나라의 비교, 경쟁, 불평등 등 고질적인 사회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다루는 책이다.
️✏️ 하이라이트 리뷰
1. 쌀과 밀로 보는 동아시아와 서양의 차이점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에 앞서 쌀농사와 벼농사의 차이를 통해 동아시아와 서양의 서로 다른 출발선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벼농사(동아시아):
-완전 식품에 가까울 정도로 영양분을 고루 갖추고 있음
-단위 면적 당 생산량이 압도적
-대량의 물이 필요
밀농사(서양):
-쌀에 비해 영양이 불완전한 식품 (→유제품, 육류를 통한 영양 보충의 필요성)
-휴경이 필요함 (→목축업 발달로 이어짐)
벼농사 체제의 기본틀인 씨족 중심의 마을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연령과 서열에 따른 위계 질서가 성립되는 구조이다. 또한 대량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소수의 인원으로는 농사가 어려워 마을 전체가 협력하는 협업 네트워트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벼농사를 하는 동아시아는 상호의존적이고 전체주의적인 사고가 중시되며, 개별생산이 가능한 서양의 밀농사는 개인주의와 능력주의의 기반이 된다.
2. 협력과 경쟁의 이중주
벼농사 특유의 공동생산-개별소유 시스템은 각자의 논을 함께 경작하며 자연스레 서로의 논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다. 타인의 생산물에 내 피땀(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점차 비교, 불공평, 불신 등의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난히 남들과 비교하며 얻는 '관계적 행복'과 '관계적 불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서로 협력하면서도 비교와 경쟁의식이 싹트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공생이 아닐 수 없다.
3. 우리나라는 바뀔 수 있을까?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만성적인 사회 문제를 고치는 일은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하는 일이 분명하지만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 인생의 행복은 상대적인 우월감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환경과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작은 것도 누릴 줄 아는 기쁨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가짐과 관점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인식하고 시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불가능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사회 문화 개선은 국가와 개인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문제이며 한국이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나야만 하는 과정이다.🏆 평점과 감상
⭐⭐⭐⭐⭐ (5.0/5.0)
좋은 점:
한국 사회의 고질병을 벼농사라는 생각치도 못했던 소재를 통해 해석한 점이 굉장히 신선했다. 위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리나라가 서양에 비해 복지국가의 역할이 약한 원인과 연공 문화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뿌리내린 유교사상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사회 문제의 원인으로 삼는 경우를 꽤 자주 볼 수가 있는데 유교사상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 또한 이미 벼농사를 통해 갖춰진 공동체 문화와 상성이 맞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새로운 관점이었다.
아쉬운 점:
처음 책 제목을 보고 쉼표가 없어서 '쌀 부족으로 재난을 겪은 국가'라는 뜻으로 읽혔다.
사람들은 내용을 읽기 전에 책의 제목을 가장 먼저 본다. 직관적이면서도 누가 봐도 알기 쉽게 책의 정체성을 제목에 담는 것도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쌀/재난/국가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해당 키워드를 넣은 것은 적합해 보이지만 조금 더 다듬어진 제목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책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독서 아카이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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